무슨 일이 있었나요?
at8pm은 아이폰용 일기 앱인데, 다른 일기 앱과 정반대의 규칙 하나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쓴 글이 정해진 시각(기본값 밤 8시)이 되면 잠기고, 그 뒤로는 고칠 수 없습니다. 문장을 다듬는 것도, 부끄러운 대목을 지우는 것도 안 됩니다. 화면에는 오늘이 닫히기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동그란 “잠금 링”이 돌아가고, 탭하면 연속 기록 일수가 함께 뜹니다. 개발자 빈스 에드가 우라그가 8월 28일에 내놓았고, 9월 5일 프로덕트 헌트 일간 5위에 올랐습니다. 며칠 전 1.5 버전에서 화면 분할 영상 녹화가 추가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시험지를 걷어가는 종소리와 같습니다. 종이 울리면 답을 고칠 수 없으니, 그 전에 쓴 것이 곧 그날의 진짜 답이 됩니다. 대신 형식은 자유로워서 글자로 써도 되고, 음성 메모를 녹음해 파형으로 남겨도 되고, 정사각형 짧은 영상(“스코프”)으로 찍어 붙여도 됩니다. 사진·위치·기분 태그도 붙습니다.
왜 주목할까?
일기가 오래 못 가는 흔한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나중에 제대로 쓰자”고 미루다가 영영 안 쓰기 때문입니다. 기록을 계속 다듬을 수 있으면 글쓰기가 작품 만들기가 되고, 작품은 부담스러워서 미루게 됩니다. at8pm은 고칠 수 없게 만들어서 잘 쓰려는 욕심 자체를 없애 버립니다. 오늘 감정을 나중의 내가 예쁘게 포장하지 못하니, 몇 달 뒤에 돌아보면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남습니다.
물론 완고하기만 한 건 아니어서, “잠금 해제 크레딧”을 쓰면 잠긴 글을 24시간 동안 열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선택 사항이고 유료입니다. 기록은 본인의 아이클라우드로만 동기화되고 제3자 서버를 거치지 않으며, 페이스 ID로 앱을 잠글 수도 있습니다. 하루 2개까지는 무료이고, 무제한은 프로 구독입니다.
이런 분들에게 유용해요
일기나 회고를 여러 번 시작했다가 매번 접은 분, 그리고 “완벽하게 쓰려다 아예 안 쓰는” 습관이 있는 분에게 잘 맞습니다. 반대로 기록을 나중에 정리해 글감으로 쓰려는 분에게는 답답할 수 있습니다.
용어 정리
- 잠금 링(lock ring)오늘 일기가 잠기기까지 남은 시간을 원 모양으로 보여주는 표시입니다.
- 스코프(Squope)일기 안에 바로 찍어 넣는 정사각형 짧은 영상 메모입니다.
- 연속 기록(streak)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이어온 날 수를 세는 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