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메일 인터뷰 - '밑미' 손하빈 대표
진대연, 한석현, 김지윤
요즘 생산성을 높이고, 자신만의 패턴을 만드는 방법 중 하나로 '루틴'이 유행입니다. 또 이와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리추얼'이라는 용어도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당근메일에서는 '리추얼'을 통해 '진짜의 나'를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커뮤니티 플랫폼 밑미의 창업자 손하빈님을 만나 하빈님만의 생산성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성함: 손하빈
- 회사명: 밑미
- 직함: 대표
- MBTI: ENFP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밑미 대표 손하빈입니다. 현재 밑미라는 내면의 변화를 만들어 가는 마음 성장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생산성 도구 3가지는
무엇인가요?
- 노션
- 구글캘린더
- Toggl

손하빈:
요즘 제겐 시간이 정말 중요해서 업무를 할 때 이 일이 몇 시간이 걸리는지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왜냐하면 일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중요한데, 그 우선순위에 맞는 일을 계획하기 위해서 일에 필요한 시간을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팀원들에게도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이 일이 어느 정도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인지 묻곤 해요.
그리고 특히 저같이 즉흥적이고 J보다는 P 성향이 많은 사람은 일할 때 어떤 일을 얼마나 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요. Toggle이라는 앱을 사용하면 일할 때 클릭해서 타이머를 측정할 수 있어서 하루 동안 어떤 일을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사실 Toggle은 당근메일보고 알게 됐는데 너무 잘 쓰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새로운 생산성 툴을 많이 찾아 쓰진 않아요. 트랜지션 코스트라고도 하잖아요. 어떤 도구에서 다른 도구로 옮기는 데 드는 비용 같을 게 저한테는 다 시간을 써야 하는 일이다 보니 익숙한 것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전 구글 캘린더에 할 일뿐만 아니라 특정 시간에는 약속을 잡지 말라는 메시지도 표시해 놓고 있어요.
한석현:
그럼 혹시 아날로그 도구도 사용하시나요?
손하빈:
전 일기 쓰는 것 말고는 아날로그 도구들은 쓰고 있지 않아요.
그동안 일을 하시면서 ‘이런 생산성 도구가 필요해.’
라고 느꼈던 상황이나 경험이 있으셨나요?
손하빈: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정말 다양한 도구들이 썼다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 순간에는 생산성 도구가 당시에 가진 문제점을 해결해 줄 거라는 기대감에 사용했거든요. 그런데 결국은 메인 도구로 남는 건 최소한의 것들만 남게 됐던 것 같아요. 그때의 경험으로 깨달은 건 결국 도구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가 핵심이라는 점이었어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도구는 달라질 뿐이니까요.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도 개인의 생산성은 개인이 각자에게 맞게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라 생각하고, 회사 차원에서는 어떻게 정보를 잘 공유할 것인가라는 목적에 적합한 툴들로 선택했던 것 같아요.
하빈님만의 루틴이 있으신가요?
밑미의 리추얼도 루틴과 비슷해 보이는데 차이점도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손하빈:
간단하게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은 책상 정리를 하고, 오늘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한 줄 적고 시작해요. 또 아침에 커피를 꼭 마시는데, 저는 무조건 원두를 갈아서 먹거든요. 원두를 가는 동안에 멍때리는 시간을 가지는 게 저희 아침 루틴이에요. 그리고 밤에는 책을 읽거나, 제가 오늘 하루 종일 어떤 생각을 했는지 감정을 적는 일 등을 하고 있어요.

하빈님은 매일 아침 커피콩을 직접 갈며 멍때리는것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손하빈:
이외에도 리추얼을 운영하다 보니 정말 많은 의례적 행위를 하는데요. 사실 루틴과 리추얼은 조금 달라요. 루틴이나 습관은 내가 반복적으로 하기 때문에 다음에 했을 때는 에너지가 덜 들고 조금씩 자동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루틴이라고 생각해요. 반대로 리추얼은 그런 루틴에 의식적으로 생각을 더 하는 활동이 밑미 리추얼의 큰 차이점이에요.
그래서 예를 들면 아침에 늘 내가 뭔가를 한다, 일어나서 스트레칭한다 운동을 한다, 물을 먹는다, 할 일 리스트를 짠다, 이런 것들이 루틴이 될 수 있는데요. 거기에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나, 이 일이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게 같이 결합해 있어서 루틴 + 의식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의식적인 것들을 더 많이 하려고 해요. 예를 들면 똑같이 버스를 기다려도 제가 이제 리추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예전에는 그냥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그것을 기다림으로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든요. 예를 들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을 관찰한다든가, 지금의 이 시간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생각한다던가 이런 의식적인 행동들이 더 많아졌어요.
그래서 최근에는 뭔가를 기다리고 소비하는 시간을 계속 내 삶의 의미 있는 시간으로 가져가기 위한 생각 습관이 많이 생겼어요. 예를 들면 아까 말씀드렸지만, 기다리는 시간을 그냥 기다리는 시간으로만 쓰지 않고 아이디어를 더 고민하고 이를 노트에 적는 등의 행동을 더 의식적으로 해요. 그 이유는 제가 시간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뭐든지 의식적으로 시간을 쓰면 그게 생산성에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리추얼을 이삼 년 동안 하면서 가장 많이 변한 저의 행동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