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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회고와 목표는 잘못되었다.

#258 최환진 10분 읽기

[북리뷰] 숫자로 말하라
— 좋은 계획을 ‘좋아 보이는 말’에서 구해내는 방법

숫자는 비즈니스의 '공통언어'

숫자를 활용한 목표 설정과 성과 증명

업무 미팅을 마쳤을 때, '도대체 핵심이 뭐였지?'라는 의문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회의는 원활하게 진행되었고 많은 내용이 논의되었는데도, 막상 회의를 끝내려고 하면 머릿속이 정돈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곤 하죠. 저는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혹시 각자가 쓰는 언어가 달랐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좀 더 명확하게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표현으로 소통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 도움이 될 사다이 요시노리 저자의 “숫자로 말하라” 제목의 책을 이번 글에서 소개합니다.

저자는 책에서 숫자를 단순한 계산이나 보고서의 정량적 데이터 표현을 넘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장면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공통 언어"로 정의합니다. 개인적으로 창업자들과 함께 투자 자료를 준비하거나 사업 계획을 점검하는 일을 주업무로 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IR 리허설 자리에서, 길게 설명하던 계획이 매출 추이 숫자 한 줄로 정리되자 창업가의 표정과  회의 분위기가 확연히 변화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좋은 계획’이 ‘좋아 보이는 말’로만 남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실감했는데, 이 책이 제가 경험한 바로 그 지점에 독자분들에게 꽤 현실적인 실마리를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점에서 숫자는 사람을 압박하는 도구라기보다, 일을 선명하게 만들고 합의를 빠르게 하며 성과를 정확히 전달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었던 내용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숫자는 ‘비즈니스의 공통 언어’이다

책이 강조하는 핵심 중 하나는, 비즈니스에는 누구나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통 언어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같은 팀 안에서도 기준이 다르고, 부서가 다르면 관심사도 달라지고, 투자자나 파트너를 만나면 더더욱 서로 보는 장면이 달라지죠. 그럴 때 “열심히 했다”, “상당히 좋아졌다”, “반응이 괜찮다” 같은 현상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말은 자주 오해를 만들거나, 최소한 판단을 미루게 합니다.

그런데 숫자는 다릅니다. 물론 숫자에도 맥락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인지”를 함께 가늠하거나 볼 수 있게 해줍니다. 한 예로, “매출이 꽤 나왔어요”라는 말 대신, “이번 달 매출은 3,000만 원이고, 고객 전환율은 2.1%이며, 이 수치를 다음 분기 말까지 2.8%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말하면 전달되는 메시지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절대값(매출), 변화의 크기(퍼센트), 그리고 시간의 기준(언제까지)이 함께 제시되는 순간, 대화는 자연스럽게 다음의 질문과 합의로 이어집니다. 왜 이 수치인가, 그 기간 안에 가능한가,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대화의 초점이 상황이나 현상의 ‘이해/파악’에서 이제 ‘결정’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비즈니스에서의 가장 원하는 결과에 다다르게 됩니다.

창업가들의 비즈니스를 돕다 보면,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어도 숫자가 없으면 그 일은 ‘좋아 보이는 이야기’로만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숫자가 정리되어 있으면 아직 부족한 지점이 있어도 대화의 속도는 훨씬 빨라지고, 판단 역시 또렷해집니다. 숫자는 분위기를 차갑고 딱딱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같은 결론에 더 빨리 도달하게 해주는 촉진자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숫자의 힘은 단순히 수치에 머무르지 않고, 때로는 그 자체가 목표가 되거나 강력한 동기 부여의 수단이 된다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막연한 미래보다 ‘측정 가능한 목표’를 마주할 때 마음이 움직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숫자에만 매달리면 안되지만, 숫자가 적절히 설계되면 목표를 현실로 끌어내리는 힘이 됩니다. "언젠가 잘하고 싶다"는 막연한 목표 대신 "3개월 안에 이 지표를 이만큼 개선하자"와 같이 구체적인 수치 목표를 세우는 순간, 우리의 행동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숫자는 단순히 현재 상태를 보여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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