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일 잘 시키는 법 = 좋은 팀장이 되는 법
— 안드레이 카파시는 AI 에게 어떻게 일을 시킬까?
안드레이 카파시(Andrej Karpathy)라는 이름, 들어보셨나요? OpenAI의 공동창립자이자 테슬라 AI 총괄을 맡았던, 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입니다. 프로그래밍과 AI 모두를 최고 수준으로 다루는 사람이죠.
그런 그가 며칠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12월 이후로 코드를 한 줄도 직접 쓰지 않았다." - 2023/03/21 포춘지
예전에는 자기가 80%를 쓰고 AI가 20%를 도왔는데, 이제는 완전히 뒤집어졌다고요. 거의 모든 것을 AI에게 시키고 있다는 겁니다.

안드레이 카파시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여기서 흥미로운 건, 그가 AI에게 시키는 방식입니다. 카파시가 공개한 자신의 작업 루틴을 보면, 우리가 보통 AI에게 시키는 방식과 확연히 다릅니다.
우리는 보통 이렇게 시키죠.
"마케팅 보고서 써줘." "이메일 작성해줘." "이거 요약해줘."
카파시는 이렇게 시킵니다.
- 관련된 모든 맥락을 먼저 AI에게 전달한다.
- 바로 결과물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이걸 할 수 있는 접근법 여러 개를 알려줘. 각각의 장단점도 함께."라고 묻는다.
- 제시된 옵션 중 하나를 자기가 판단해서 고른 뒤, 그제서야 실행을 시킨다.
- 결과물을 직접 검토하고, 수정 방향을 다시 지시한다.
같은 AI를 쓰고 있는데, 결과가 다른 이유. 그건 AI가 달라서가 아닙니다.
시키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 사실 어디선가 많이 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위임에는 5가지 단계가 있다
카파시가 AI에게 일을 시키는 방식을 보면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이거, 좋은 팀장이 팀원에게 일 시키는 방식과 똑같은데?'
저도 15명의 팀을 이끌면서 매일 업무를 위임합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확실하게 느끼는 게 있어요. 같은 일을 시켜도 어떻게 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퀄리티가 천지차이라는 것을요.
사실 업무 위임에는 잘 알려진 프레임워크가 있습니다. 마이클 하얏트(Michael Hyatt)가 정리한 위임의 5단계인데요.
- Level 1: "내가 시키는 대로 진행해주세요." 단계별로 정확히 지시하고, 그대로 실행만 하면 되는 단계입니다.
- Level 2: "조사해서 옵션을 가져오세요." 직접 리서치를 해서 가능한 선택지들을 정리해 오는 단계예요. 최종 결정은 여전히 내가 합니다.
- Level 3: "추천안까지 만들어오세요. 최종은 제가 승인할께요." 옵션을 가져오는 것에 더해, 본인의 추천까지 포함해서 가져오는 단계입니다. 판단력이 필요해지죠.
- Level 4: "결정하고 알려주세요." 스스로 결정해서 실행하되, 사후에 보고만 하는 단계입니다.
- Level 5: "알아서 하세요." 완전한 자율. 결과도 별도로 보고하지 않아도 될 만큼 신뢰가 쌓인 상태예요.

일을 시킬때에도 단계가 있다 - Nano Banana 2 생성이미지
좋은 팀장은 새로운 팀원에게 처음부터 "알아서 해"라고 하지 않습니다. Level 1~2에서 시작해서, 신뢰가 쌓이면 점점 3, 4, 5로 올려가죠.
그런데 우리가 AI에게 일을 시킬 때는 어떤가요?
대부분 Level 5로 바로 던집니다.
"보고서 써줘." "기획안 만들어줘." "이거 정리해줘."
맥락도 없고, 기준도 없고, 판단의 방향도 없이. 마치 오늘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알아서 해"라고 하는 것과 같아요.
그리고 결과가 마음에 안 들면, 이렇게 생각하죠. "역시 AI는 아직 멀었어."
정말 그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