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을 사지 마세요. 직접 만드세요.
— 2%의 아쉬움을 직접 채우는 Self-building 의 시대
기성복에서 맞춤복으로
할 일 앱 하나 고르겠다고 앱스토어를 열었다가, 수백 개 목록 앞에서 한참을 흘려보낸 적 있으세요? 기능이 90%는 마음에 드는데 딱 10%가 안 맞아서, 결제 버튼 앞에서 망설이다 결국 "이 정도면 됐지" 하고 타협하죠. 앱이 일하는 방식에 제가 저를 맞추는 거예요.
저한테는 뽀모도로 앱이 딱 그랬어요. 매일 쓰는데 늘 한 끗이 아쉬웠거든요. 타이머를 돌리다 보면 "이 업무를 25분 안에 끝낼 작은 단위로 누가 좀 쪼개줬으면" 싶은 순간이 오는데 — 할 일을 쪼개주고, 각 업무에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기록해주고, 비슷한 일은 예상 시간까지 알려주는 뽀모도로 앱. 그런 건 어디에도 없더라고요. 있을 리가요. 그건 딱 '제 업무 방식'에 맞춘 앱이니까요.
그런데 2026년 여름, 이 이야기가 좀 달라졌습니다. 앱을 검색하고 조사하고 비교해보는 시간을 아끼고 직접 제가 뽀모도로를 뚝딱 만들어버렸으니까요.

1. Glaze: 말로 만드는 진짜 맥 앱
한 줄 소개: 런처 앱 Raycast²를 만든 회사의 신작. 채팅으로 설명하면 진짜 맥 앱이 만들어져 독(Dock)에 삽니다. 7월 1일 정식 공개됐고요. 무료 크레딧으로 일단 써보고, 마음에 들면 월 $20입니다.
Glaze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코딩할 줄 아는 친구가 옆에 앉아서, 뭐든 말하면 만들어주고 고쳐주는 것." ChatGPT나 Claude로 만드는 웹 기반 미니 앱과 뭐가 다르냐고요? Glaze가 만드는 건 브라우저 안의 페이지가 아니라 컴퓨터에 설치되는 진짜 앱입니다. 오프라인에서 돌아가고, 데이터는 내 컴퓨터에만 저장되고, 메뉴바 상주·단축키·파일 접근 같은 '진짜 앱'만 할 수 있는 일을 합니다.
직접 만든 뽀모도로 앱
서두에 말한 그 아쉬움, 이번에 직접 해결해보기로 했어요. Glaze를 열고 첫 화면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뽀모도로 앱을 만들꺼야. 기본적인 할일이 있고, 할일과 할일의 맥락을 바탕으로 실제로 바로 보고 따라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업무를 쪼개줄 수 있어. 그리고 각각의 업무들이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전체 뽀모도로는 몇 개를 집중했는지 카운트되고 로그가 기록돼. 비슷한 업무는 대략적인 시간을 자동으로 예측해줄 수 있어."
여기서 첫 번째로 놀란 지점. Glaze는 바로 만들기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앱 템플릿 구조를 살펴보더니, 진짜 개발자 동료처럼 저에게 세 가지를 되물었어요. "업무를 쪼개는 AI 기능은 어떻게 구현할까요? Claude API 키를 쓸까요, 이 컴퓨터에 설치된 Claude Code를 부를까요, 아니면 AI 없이 수동으로 갈까요?" 같은 질문들이요. 저는 로컬 Claude Code를 연결하는 쪽을 골랐습니다. 별도 API 키 없이 제가 이미 쓰는 Claude Code를 앱이 불러다 쓰는 방식이죠.

Glaze가 만들기 전에 되물은 세 가지 질문 중 첫 번째 — 저는 '로컬 Claude Code CLI'를 골랐습니다
질문에 답하자 Glaze는 계획서를 내밀었습니다. 어떤 기능을 어떤 순서로 만들지, 완성 후 뭘 검증할지(타이머 완료 시 알림이 울리는지, 통계가 맞게 집계되는지)까지 스스로 정리한 문서였어요. 저는 읽고 "승인" 버튼을 눌렀을 뿐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흐름이죠? 네, 일잘하는 동료에게 업무를 위임하는 흐름 그대로입니다.

자동으로 앱 이름과 적절한 앱 아이콘까지 만들어집니다.
앱 아이콘도 "만들어줘" 한마디에 뽀모도로 모양으로 생성됐습니다(크레딧 1 소모). 무료 계정에 처음 주어지는 크레딧은 120개인데요. 한개의 앱을 만드는데는 충분했어요.

완성된 앱 — '당근메일 글쓰기'라는 할 일이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실행 단계로 쪼개졌습니다